Blu; Al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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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로그




포닥(postdoctoral scholar) planet A

2월에 지원한 학교에서 예상치 못한(?) 좌절을 맛본 뒤, 이렇게 되면 꼼짝없이 내년 봄 까지 학생이겠구나 했었던 나에게, 정말 운명처럼 5월에 또 다른 학교에서 포닥 모집 공고가 떴다. 연구 분야도 지금까지의 내 연구 관심사와 딱 들어맞는 곳이라 일단 써보자! 하는 마음으로 썼었는데, 6월에 1차 전화 면접, 그리고 약 열흘 전 2차 방문 면접 후, 지난주에 드디어 오퍼를 받았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참 간사한 것이, 그토록 졸업하고 싶었었는데, 막상 오퍼를 받고 나니 이것저것 자꾸 재어보게 된다. 특히, 이사가는 지역이 물가가 너무 비싼 곳이라, 포닥 월급이 아무리 RA 월급보다는 많다고 하나, 급격히 저하 될 삶의 질을 생각하며 함숨을 폭폭 쉬었다. 물론 그렇다고 오퍼를 거절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 봐도 각이 도저히 나오지 않아서, 오퍼 수락이 과연 괜찮은 결정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우울해 하고 있을 찰나, (그리고 그 고민에 어드바이저의 조언 또한 가중치가 적용됐고) 

바로 그 찰나에, 친한 친구가 음악 파일을 한뭉텅이 보내줬다.

그리고 그 때 생각했다. 그래. 그곳에 가면 좋아하는 음악은 실컷 들을 수 있겠구나. 매주 재즈까페 투어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그런 생각이 드니, 그야말로 어쩌고 보면 최고의 지역에 포닥이 된 것이 아닌가! 게다가 임시직이니(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 평생 그곳에 살 필요도 없고, 2-3년 후면 옮길 수 있을테니.

그렇게 생각하니, 10월부터의 삶이 조금은 기대 된다.

 





쿨함이란, (멋진 글귀) planet A

어젯 밤에 급 집중력이 떨어져서 여기저기 온라인 세상을 기웃거리던 중 발견한 글귀.

그래도 20대 때는 쿨한 사람으로 보이려고 노력 했었던 것 같다. 그 당시 내가 생각했던 쿨한 사람이란, 뭔가 나쁜 일이 생겼을 때, 예를 들어 중간고사 성적이 좋지 않거나, 시험에 떨어지거나, 애인과 싸우거나, 무엇인가 또는 누군가  내 자존심을 건드렸을 때, 뭐 그쯤이야. 나에게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아. 뭐 이런 멘탈 모드였다. 하지만 본디 내 천성이 쿨하지 못해서, 언제나 그런 일들이 닥칠때면 허둥대고 당황하고 스트레스 받다가 마지막에 결국 연연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었다. 결국 나는 쿨한 사람은 커녕 성공적으로 쿨한 척 하는 사람도 못 되었다.

30대가 된 지금 돌이켜보면, 모두 다 부질없는 짓이었다.

그리고 정말 원하는 일에 있어선(그것이 학업이든, 일이든, 연애든) 쿨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본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성시경이 모 프로에서 말한 쿨몽둥이는 연애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었다. 아이러니 하지만, 쿨한 척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쿨한 것임을 이제는 알았다. 쿨함이란, 나를 vulnerable하게 만드는 상황들이 생겼을 때, 그것을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그 본질을 이해하며,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해 망설이 없이 포기할 수 있고, 그 상황에 연연하지 않을 수 있다.

내일의 인터뷰를 대하는 나의 자세 또한 그러자고 몇 번이나 다짐 해 본다. 
 

8할이 랩의 몫이오 (인터뷰를 준비하며) planet A

원하던 곳 포닥 원서를 제출하고 하루에 이메일을 열천번도 더 확인하는 나날을 보내는 요즘이다. 나에게 조만간 인터뷰 전화가 올거라고 지도교수에게서 들은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는데 정작 해당 교수에게선 연락이 없다. 어드바이저 말로는 그 교수가 먼저 자신을 컨택 하였으며, 다른 교수에게도 나를 인터뷰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대체 왜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 것인가. 우리 지도교수가 오해한건지...아니면 더 괜찮은 candidate이 나타난건지.. 그것도 아니면 그냥 프로세스 시간이 더 걸리는건지.. 알 수 없어서 답답하다.

커버레터를 쓸 때 부터 proofreading이며, 내용에 대한 커멘트며, 정말 아낌없는 도움을 주고 있는 친구들이, 이제는 (아직 연락도 오지 않은) 인터뷰 준비를 도와주고 있다. 며칠 전에는 친구들과 구글 행아웃으로 가상 인터뷰를 했고, 그리고 또 그저께는 친구가 다른 주에서 포닥하고 있는 자신의 여자친구와 연결을 해줘서 인터뷰 팁과 준비해야할 것들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해당 포지션을 따게 될 진 아직 미지수지만, 친구들이 없었다면 결코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지도교수에게는 늘 감사함과 원망이 뒤섞인 아주 복잡 미묘한 감정을 느끼는데, 이 랩을 만들어서 이렇게 좋은 친구들과 만나게 해 줬다는 것에는 정말 백 번 엎드려 감사의 절을 해도 모자라지 싶다.





이불 속에서 발차기 중 (cover letter 쓰기는 어려워) planet A

학회에서 우연히 알게 된 채용공고 때문에, 급히 cover letter를 쓰고 있는데 쓰면 쓸수록 내가 아직 준비가 안 되어 있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바닥을 친다. 교내에서 phd candidate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도 받고, 친구한테 1차 proofreading도 받은 뒤에 또 수정하고 수정해서 어드바이저에게 방금 draft를 보내고 이불 속에서 (사실은 컴퓨터 앞에서) 발차기 중이다. 아오. 자심감 있게 그러나 겸손하게 라는이력서 쓰기의 제1 원칙을 적용해 보려고 하니, 1.5 페이지 짜리 cover letter에 과장이 난무한다. 최소한 거짓말을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스스로가 과연 cover letter에 기술된 인물 만큼 능력있고 가능성있는 학자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며칠 전, 모든 일에 "해 보지도 않고 포기하지 말기"라는 올해의 만트라를 포스트잇에 쓴 뒤 집안에서 가장 눈에 띄기 쉬운 곳에 붙여두었다. 내가 원하는 ideal한 곳에 당장 직장을 구하지 못할지는 모르겠으나, 나에게 맞는 직장이 있겠지. 그 곳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모르니, 해보지도 않고 먼저 포기하지는 말자. 될 때 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쫄지마 정신이 강력히 요구되는 요즘이다.



당분간 비행은 그만 (학회 debrief) planet A

열흘만에 비행기를 여섯 번을 탔다. 학회 일정을 짜기 전, 여행 일정 부터 짜버렸던 것이 실수라면 실수. 무리를 해서라도 다녀오고 싶었던 여행과, 학회의 질을 생각했을때 참석하는 것이 맞나 아니냐에 대해 스스로도 물음표를 백개는 띄웠고 다들 말리던 학회 둘 다 모두 좋았다. 감기를 얻어왔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

지도교수 옆에 하루종일 밀착해서 어떻게 네트워킹을 하고, 질문에 응답을 하고, 매우 건설적인 질의를 하는지를 배웠다. 나는 아직 QnA를 다루는 기술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내 연구에 자부심을 좀 가져도 된다는 것도 느꼈고, 학회에서는 혼자 방을 쓰는 것이 정말 정말 좋다는 것도 느꼈다. 작은 학회였고, 우리 전공 학회도 아니었지만, 확실히 나한테는 실보단 득이 많은 학회였다. 다른 discipline에서는 내 연구주제와 관련해 어떤 연구를 하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Follow-up email을 쓰는 일 까지, 꼼꼼히 마무리 잘하자.



젠장. 난 아무리 생각해도 연구하고, 발표하고, 페이퍼 쓰는 일이 너무 좋다.
 

(NPR) 오프라인 데이트를 할때 일어나는 일들 planet C

새해 다짐 중 하나는 틈나는 대로 기사를 읽고 (때론 듣고), 정보 공유 용으로 기록을 하고, 내 생각을 다듬는 일이다. 원래 이 기사 이전에 꼭 다루고 싶은 기사가 있었지만, 시간과 노력이 조금 더 드는 지라 살짝 미뤄두고, 흥미위주의 간단한 이 기사부터 후다닥 들었다. 딱히 대단한 정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데이트 앱/사이트 이라는 소재가 신선했고, 변해가는 데이트 풍속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싶어서 선정.

원글출처는 아래 참조) 
http://www.npr.org/2016/01/03/461826831/what-happens-when-you-try-to-date-offline

미국에선 1월 3일이 1년 중 온라인 데이트 가입이 가장 왕성한 날이라고 한다.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인 Lisa Bonos가 3개월간 온라인 데이팅 앱을 끊고 직접 오프라인에서 데이트 상대를 찾아 본 경험을 이야기 하는데, 한국 사람이자 옛날 사람인 나는 그녀의 주장에 딱히 공감이 가진 않았다. 성별을 떠나 미국 친구들은 바에서 괜찮은 애들을 종종 hook up하기도 하더라만, 한국여성 중 과연 몇 퍼센트나 바에서 새로운 이성친구 또는 데이트 상대를 만날까(원나잇 제외)?

Lisa는 온라인 데이트의 단점으로 온라인에서의 만남이 매우 지치고 피곤하다는 점을 꼽았다. 아주 살짝의 온라인 데이트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전혀 공감이 가지 않는다. 내가 가입해 본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okc)는, 자신의 프로필과 성향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한 문장 짜리 성향파악 질문이 매-우 많고 다양하다. 심지어 긴 설문이 짜증나 중간에 가입을 포기했었다.)을 등록하면, 시스템이 매칭도가 높은 사람을 list-up해준다. 그리고 상대가 마음에 들 경우 메신저로 대화를 시도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상대와 매치가 된다 하더라고 반드시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눠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상대의 프로필을 읽고, 사진을 보고, 원치 않으면 대화를 하지 않을 수 있다. Lisa는 이 사람 저사람 너무 많은 사람과 피상적이고 재미도 없는 대화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런 상황은 자신이 잘 컨트롤 한다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동시에 오프라인에서의 만남 또한 그런 피곤함이 있다(이 점에 대해서는 호스트인 Michel Martin이 제대로 지적). 모르는 상대와의 첫 데이트는 온라인이던 오프라인이던 피곤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오프라인 hook up은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대화를 중단하기가 오히려 더 힘들었으면 힘들었지, 더 쉽진 않다. 그런 점에선 온라인에서 상대를 좀 더 탐색 해 본 다음에 실제로 데이트를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게 나쁘진 않은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데이팅 앱의 단점은 게시되어 있는 정보의 불확실성과 상대를 고르는 것에 있어서 외형적인 요소의 중요성이 극대화 된다는 것 정도? 일단 사진 몇 장 보고 마음에 들면 hook up하는 Tinder는 진짜 가벼운 만남(원나잇) 전용 앱이고, match.com이나 okcupid 같은 것들은 셀프 프로파일이 얼마나 정확할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물론 모든 앱에서 상대와의 대화를 통해 옥석을 가려 낼 기회는 주어지지만, 대면 이전에 채팅만으로 얼마나 상대에 대해 알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래도 미국 친구들 중에선 데이팅 앱에서 만난 사람과 진지한 관계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고,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커플도 여럿 있다.

주변에 있는 대다수의 한국인 싱글 여자들로 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이야기 중 하나는 주변에 남자가 없어도 너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 중 온라인이던 오프라인이던 새로운 이성을 만나려고 조금이라도 노력하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 혼자 방 안에 틀여박혀 잇으며 주변에 남자가 없어도 너무 없어를 외치기 보다는, 아주 조금이라도 자신의 바운더리를 벗어나려는 노력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바(bar)나 커피숍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다면 살짝 눈인사를 해 보기도 하고. 데이팅 앱을 기웃거려 보기도 하고(몇가지 조심사항은 있다). 아무튼 우리(나를 포함하여), 올 한 해 조금 더 적극적인 사람이 되어 봅시다.  

과연 한국에도 이런 앱들이 있을까 싶어서 검색 해보니 몇 가지가 뜨긴 뜬다: 레몬커플, 썸타임, 틴더(한국에도 들어갔구나!)

혹시 이용해 보신 분?


My Favourite Faded Fantasy planet B

기다리던 Damien Rice의 새 앨범이 나왔다. 앨범 자켓도, 글자체도, 곡 제목들도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없다. 게다가 너로부터 온 깜짝 선물이라니. 내 생일을 기억 못하는 줄 알았지. 너는 아무 말도 없었잖아. 그 전날도, 생일 당일도, 그리고 오늘까지도. 잊지않고 생일 선물을 하나 보냈노라고, 그러니 기대하라고, 말 할 수 있는 수 많은 기회가 있었잖아. 선물 받고 신나서 들썩들썩 했다고. 호들갑  떨며 너에게 말했지만. 정작 말하지 못했어. 선물을 보낸 사람이 너였다는 것을 알고, 그만 펑펑 울어버렸던 걸.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너의 마음이 느껴져서. 

최고의 생일 선물,
고맙습니다. 




planet B

세상에. 혹시나 했는데, 조정'치'의 '치' 였다니. 

진심이 담긴 노래를 들으면, 확실히 감동 이라는 것이 있다. 멜로디도, 코드도 너무 좋아서.. 아아. 좋다. 를 연발하며 어젯밤부터 한 50번은 들은 것 같다. 가사 내용을 한 구절씩 찬찬히 뜯어 보면 잔인한 구석이 더러 있는데, 정작 노래를 들어보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소유욕이 미저리 같지 않고, 무척 러블리하게 표현 되어 있다. 이 노래의 펀치라인은,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고 내멋대로 아주 멋진 남자를 맘속에 그렸다가, 사실은 노래의 주인공이 조정치라는 것을 깨닫고 이어지는 침묵의 순간 이랄까.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적인 의견..) 현실의 조정치도 물론 매력적인 사람이고, 유명한 사람이긴하지만, 정인이 염려할 정도까진 아닌라고 생각되서 (정인만이 아는 매력이 또 있겠지..), 이 노래가 더 사랑스러워 졌다. 유툽으로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정인이 이 노래를 부른 클립을 봤는데, 거기서 정인이 이야기 하기를, 조정치가 이렇게 유명해질 줄 모르고 아주 예전에 그냥 조정치가 매우 유명하고 인기가 많은 사람이 된다면...을 가정하고 만든 노래라고. 그 얘기에 나는 두 연인 그렇게 사랑스러워 보일수가 없었다. 

언젠가 친구가 술자리에서 자기 남편이 너무 귀엽지 않냐고 나에게 동의를 구했을때, 난 대답은 못하고 계속 웃기만 했던 순간이 있었다. 물론 좋은 사람이고 재밌는 사람이지만,  내 머릿속에는 귀여움과 그 사람을 연결하면서 동시에 물음표가 백 개쯤 떴었다. 이 노래를 들으니 그 친구 커플 생각도 나고.. 아무튼 훈훈하다.

scandalous한 마지막 연애 후 꽤나 시간이 흘렀지만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노래를 들으면 외롭다, 역시. 내 일상에도 가끔은 초콜릿이 아닌 다른 달달함이 필요하다.







study log (writing log) 작성하기 planet A

어제 미팅은염려했던 것 보다는 훨씬 괜찮았다.Writing에 대한 지적을 할 것이라는 내 예상과 달리 일종의 prospectus defense의 랩 버전이었다. 어드바이저는 앞으로 격주 victim을 정해서 심층적으로 그 사람의 연구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가지겠다고 했고, 그 첫victim이 나였다. 진심어린 조언과 제안, 질문을 위한 질문이 아닌 순수한 호기심에 기반한 질문들, 연구 아이디어에 대한 브레인스토밍.그 모든것이 40여분의 미팅동안, 온전히 나를위해 이루어 졌고, 이것을 기획한 어드바이저와, 랩식구들에게 무한히감사한다.

 *

 2주 전 쯤,어드바이저가 랩사람들에게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이메일로 보냈는데, 꽤 괜찮은 글이라서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내용들은 다소 뻔한 것들인데, 그 내용을 토대로 글쓰기를 위한 action plan에 대한 제안들이 유용하다.실제로 우리 랩에서는 이 북챕터를 읽고 매일 하루동안 몇분이나 글쓰기에 투자했는지를 리포트 하기로 했다.리포트는 구글 form으로 설문지 링크를 만들었고, 그곳에다가 시간을 입력하는 방식이다. 어떤 강제력도 없지만, 그냥 나 스스로가 글쓰기에 어느정도의 시간을 투자하는지를 tracking할 수 있다는 점이좋다. 나는 이걸 응용해서 개인 study log를 작성하고 있다.

 

코스웍이끝나고, 학위논문 연구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우울한 점은 나 스스로가 연구에 시간을 꽤 쓰고 있는 것 같은데, 그 성과들이 눈에 보이지 않아 확인이 힘들다는 것이다. 나도 스스로가 이렇게 피드백을 갈망하는동물이었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또한 코스웍이 끝났다고 해서, 나의 모든 시간을 학위논문에만 투자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써야하는 문제는 코스웍 중에나 코스웍이 끝난 지금도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일주일에 20시간의RA, 통계수업 청강, comprehensive paper revise, 박사학위논문 연구 이렇게 크게 네가지이다. RA업무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오피스에 출근하여그 시간 내에 일을 하고, 포닥이 관리 및 감독을 하니, overtime work 빼고는 크게 염려할 일은 없다. 제일 편한 일이다. (어디까지나 연구 방향과 데드라인 설정 등에 있어서) 생각없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보고서 마감 기간이 다가오면 시간 외 근무가 무지하게 늘어난다는 것이 한가지 흠이라면 흠. 통계수업은 강의 위주의 수업이라, 리딩에 대한 부담이 적어서 노트와 숙제만 제대로 하면 되니이 또한 문제 없다. 문제는 남은 시간에 해야하는 두 가지 연구이다. 일주일 동안 두 연구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이에 대한 studylog를 작성하기로 했다.

 

Studylog는  하루를 15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는 것으로 시작한다 (아래 스크린샷 참조). 그리고 15분마다 내가 어떤 일을 했는지를 세분화해서 쓴다. 내 경우는 크게 comp paper dissertation으로 구분을 하고, 세부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Dissertation의 경우,  organizing,reading, outline, writing으로 세분화하고, comp paper 의 경우는, organizing, reading, analysis, writing으로 세분화했다. 두 연구의 진행단계가 다르기에, dissertationoutline이라는 섹션이, comp paper에는 analysis (통계분석) 섹션이 각각 포함되어 있다. 이렇게 세분화해서 기록을 한 뒤, 한 주간 통계를 낸다. 구체적으로 시간대를 기록함으로써내가 하루 중 어느 시간대에 리딩을 또는 라이팅을 잘 하는지 등의 패턴을 알 수 있고, 각 섹션에 몇시간을투자했는지 기록함으로써 이 주에는 어떤 부분에 더 신경을 써야하는지, 그리고 눈에 드러나는 output이 없더라도 연구에 시간을 얼마나 썼는지도 알 수 있다.





현재 나의 초점은 writing에 있기에, 매일 적어도 30분 이상 글쓰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경험을 미루어 보면 일단 writing을 시작하기가 어렵지, 막상 writing에 돌입하면 한시간은 금방 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writing에 돌입하면, 전화, 메신저, 다른 사람의 방해는 물론이고, 이메일 체크도 하지 않는 것이 원칙. 또한, 다시 선행연구를 읽는 것(***) 등의 일 또한 금지이다. 이것은 조금 지키기 힘들수도 있는데, 보통 선행연구 리뷰나 결론, 논의 부분을 작성할 때는 예전에 읽었던 논문을 다시 리뷰하거나 특정 몇몇 문단을 다시 읽는게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나의 해결책은, 논문을 전반적으로 다시 읽는 것 (한 섹션 이상 또는2-3페이지 이상)은 reading시간에 포함시키고, 글쓰기를 위한 짧은 논문읽기는 그대로 writing 시간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둘을 구분지음으로써 내가 순수하게 글쓰기에 투자한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 수 있다. 또한, 이를 위해 논문을 읽을 때 노트 및 중요부분 체크를 자연히 하게 된다. 책에서 정말 마음에 들었던 구절 중 하나는, 쓰기 위해 읽으라는 것이다. 물론 기존 선행연구를 씹어먹을 정도의 강도로 깊에 읽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내 논문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 어딘지를 명확하게 아는 것은 해당 논문의 단순한 이해가 아닌, 해당논문의 내용와 내 연구를 명확히 알고 있을 때 가능한, 보다 높은 레벨의 읽기이다.


study log에서 나는 organizing과 outline 섹션을 만들어서 실제 output은 보이지 않지만, 연구에 소요된 시간을 측정하고 있다. 내 목표는 나중에 두 논문 작성이 마무리 된 뒤 각 논문을 위해 쓴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통계를 내보는 것이다. 이 모든 일들이 쉽게 구분지어지는 것은 아니나 나름의 규칙을 만들어 놓으면, study log 작성이 어렵지 않고 오히려 매주 통계를 보는 게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다. 시간 관리로 스트레스 받고 있는 분들에게 study log의 작성을 추천한다.  


. 참고한 책은 Publish & Flourish: Become a prolific scholar by Tara Gray

 

 


폭풍전야, 그리고 그녀. planet B

아침 9시까지 draft를 제출하겠다고 호언장담한 바람에 겨우 세시간 남짓 잠을 잤다. 50% 밖에 완성이 안된 초라한 draft를 랩사람들에게 전송하고 스스로가 너무 싫어졌다. 오후 미팅은 한바탕 눈물 쏟을 준비를 하고 참석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손톱을 물어 뜯다가 그녀에게 연락했다. 예상대로 그녀는 알싸하게 취해 있었고, 띄엄띄엄 그러나 성실히 톡을 보내온다. 결국 그녀의 한 문장에 울음을 터뜨렸다. 그래, 그녀는 언제고 나를 지지 할 것이다. 내가 얼마나 실패와 좌절을 맛보던 간에 말이다.

문득 문득 너를 생각해. 티비를 보다가, 친구를 만나다가. 나는 너의 밝고 경쾌한 점이 좋아. 넌 언제나 나를 지지해줘. 든든해. 나는 너의 그런 고민하는 점이 정말 멋져. 넌 보석같은 사람이야. 그건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야. 보고싶어.  함께 차를 마시고, 맛있는 밥을 먹고 싶어. 오늘은 이 영화를 봤어. 이 책 난 좋더라. 내가 아는 사람이 말이야 글쎄 오늘... 일상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그렇게 너가 내 일상 속에 있었으면 좋겠어. 이런 낯간지러운 이야기를 부끄러움도 없이 서로에게 마구 퍼붓는 우리.

2007년, 눈만 마주치면 웃느라 정신 없었던 그녀와 나는. 2014년, 열 네시간 떨어진 서울과 뉴욕에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그렇게 서로에게 사랑을 고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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